잡지에서 읽은 시

독수리의 꿈 2/ 김종경

검지 정숙자 2016. 10. 5. 13:24

 

 

    독수리의 꿈 2

 

    김종경

 

 

  독수리가 스스로

  소나무 가지에 목을 맸다

 

  해괴한 죽음의 진상은

  홀로 목을 매기 전까지

  먼 하늘을 바라본 것 말고는

  밝혀진 게 없다

 

  한여름까지

  몽골 초원으로 돌아가지 못한

  검은 눈동자의 영혼들은

  생존의 꿈을 부음(訃音)으로 전했고

 

  누군가,

  모든 영혼은 원래 고독하거나

  배고픈 것이라고 단정했다

 

  텅 빈 전시장 안,

  독수리 사진전은 끝나지도 않았는데

  액자 속 제왕들이 일제히 날아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겨울 초원의 분분한 바람과

  소나무 위에서 흩날리던 눈발들이

  불 꺼진 허공과 지상을 떠돌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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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식』2016-가을호 <신작시>에서

  * 김종경/ 2008년 『불교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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