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

검지 정숙자 2016. 7. 8. 13:43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1915~2000, 85세)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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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담』2016-여름호(창간호) <다시 읽고 싶은 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