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물확 1/ 최서림

검지 정숙자 2011. 1. 15. 02:08

   물확 1


    최서림



  돌도 맑은 물을 먹어야

  생명을 얻는다

  제 성깔에 맞는

  색깔을 낸다


  하늘과 땅 사이,

  하늘과 땅 모양으로

  둥글어서 그득한 물확에

  바위떡풀 하나


  흰 꽃들이

  기러기 모양으로,

  시끄럽고 탁한 하늘을

  텅 비어서 맑은 제 세상으로 바꾸며

  높이 날아가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타서

  길을 열어가고 있다

  


 *시집『물금』에서/ 2010.12.27 (주)도서출판 세계사 펴냄

 *최서림/ 경북 청도 출생, 1993년 ‘서림’이란 필명으로『현대시』를 통해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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