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시집 · 공검 & 굴원

측면의 빛/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6. 2. 23. 23:44

 

    측면의 빛

 

    정숙자

 

 

  비껴서는 소리 굴러간다

  어둠이 멈칫한다

 

  점점 떠오르는 저 맑은 소리

  속이 꽉 찬 구일까

  (그렇다면) 수정구일까

 

  결코 드러나지 않지만, 없지는 않은···

  주름진 바람 편집하는···

  기시감도 사뿐히 밀고 나아가는···

 

  뻐꾸기가 정확히 열두 번 중얼거린다

 

  00:00인 적 있다고 하지

  23:59:60 사이, 그 찰나에

  혼돈을 부여하며 흩어진/흩어지는

  급팽창은 가설일까?

 

  같은 차원에 살지만 각기 다른 차원을 사는 우리들

 

  굴절과 모호에 찔린

  응시뿐인 한 밤 깊숙이 세워

  달만큼만 여위거라 굶기는 침묵

    -『시에』2016-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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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공검 & 굴원』(1부/ p. 42-43)에서/ 2022. 5. 16. <미네르바> 펴냄

  * 정숙자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외, 산문집 『행복음자리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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