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캔버스 3_ 푸른 햄버거/ 김경희

검지 정숙자 2015. 11. 30. 00:39

 

 

    캔버스 3   

    -푸른 햄버거

 

    김경희

 

 

  <사형수들의 마지막 식사>라는

  해외 포토 전시회에서 보았다.

 

  사형 집행 8시간 전 제공되는 지상에서의 마지막 음식

  다채로운 먹거리의 메뉴를 즐길 권리를 끝내 내던지던

  할렘가 어둠의 자식, 자멸의 운명 줄줄이 꿰차던 죠가

  데드워킹 3시간 전 손에 쥔 햄버거 하나.

 

  너를 그렇게 빈 속으로 빈 속인 채로 보낼 수는 없다고

  울부짖는 어머니의 청을 겨우 받아들여 먹고 갔다는

  고요한 햄버거, 사진 한 장,

 

  정크 인생의 목쉰 푸드(food), 푸르디 푸르다. 

 

 

  *『문학과창작』2015-겨울호 <문학과창작 신작시, 원로중진 시인 17인>에서

  * 김경희/ 197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