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물고기
-월롱산 일화(逸話) 5
임연태
월롱산 용상사 명부전 추녀 끝
청동물고기 허공에 입 벌리고 있는 까닭을
누구에게 묻기도 쑥스럽고
경전 뒤적여 찾아낼 재간도 없어
그저 궁금한 마음으로
바라보기만 하던 터였는데
보름달 환한 밤에 화들짝
그 까닭 보았다.
떨그렁 떨그렁 하염없던 풍경소리
하늘을 돌고 돌다가
여의주 같이 환한 달 떠오르자
한입에 덥석 낚아채더니
떨그렁 떨그렁 아무 일 없다는 듯
무심으로 흐르는 달빛에 풍경소리
그 반짝이는 찰나의 법거량을
도솔천 내원궁 미륵님이 알아보고
씨~익 미소 지으니
텅 빈 월롱산에 소쩍새만 소쩍소쩍
농월(弄月)하는 밤이었다.
*시집『청동물고기』에서/ 2010.11.30 <도서출판 황금알>펴냄
*임연태/ 경북 영주 출생, 2004『유심』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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