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간
김형영
머지않아 닥칠지 몰라.
이러다간
어느 순간 밀어닥칠지 몰라.
봄이 왔는데도 꽃은 피지 않고
새들은 목이 아프다며
지구 밖으로 날아갈지 몰라.
강에는 썩은 물이 흐르고
물고기들은 배를 드러내놓고 떠다닐지 몰라.
나무는 선 채로 말라 죽어
지구에는 죽은 것들이 판을 치고
봄은 와도 입을 다물지 몰라.
이러다간
이러다간
생명은 태어나지 않고
죽은 것만 태어날지도 몰라.
*『시인동네』2015-여름호 <시>
* 김형영/ 1966년『문학춘추』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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