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중/ 김언

검지 정숙자 2015. 6. 25. 22:34

 

 

    

 

     김언

 

 

  어떤 슬픔도 없는 중이다. 술픔이 많아서 없는 중이다. 없는 중에도 슬퍼하는 중이다. 슬퍼하는 중을 외면하는 중이다. 다 어디로 가는 중인가. 다 어디서 오는 중인가. 아무도 가로막지 않는 중이다. 아무도 가로막을 수 없는 중이고 오고 있다. 슬픈 중에도 슬픈 중과 함께 더 슬픈 중이 돌아가고 있다. 돌려주고 싶은 중이다. 되돌리고 싶은 중이고 중은 간다. 슬픈 중에도 고개 한 번 끄덕이고 고개 한 번 돌려보고 가는 중이다. 오지 마라는 중이다. 가지 마라고도 못한 중이다. 너는 가는 중이다. 없는 중이다.

 

        * 『문학선』2015-여름호 <신작시>

        *   김언/ 1998년『시와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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