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필담/ 이선균

검지 정숙자 2015. 5. 30. 16:49

 

 

    필담

 

    이선균

 

 

  말기 암 그녀가 절체절명 하이쿠를 썼다.

 

          살고 싶어요!

          방법이 없을까요?

 

  부장품 같은 문장부호로 완성도를 높였다.

  어린 자식의 눈물!

  소식을 모르는 남편?

 

  흔들리는 의사의 눈빛이 여백을 채웠다.

 

  공원묘지 A믈럭

 

  그녀의 파란만장을

  잔디가 쓰고

  바람이 읽는다.

 

 

  *『미네르바』2015-여름호 <신작시>에서

  * 이선균/ 2010년『시작』으로 등단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단풀기/ 강서완  (0) 2015.05.30
잘 정렬된 목뼈/ 고은산  (0) 2015.05.30
합평회/ 오은  (0) 2015.05.30
검정 고무신 진짜 타이어표/ 최성필  (0) 2015.05.30
기타를 삼키다/ 김송포  (0) 2015.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