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도플갱어/ 강서완

검지 정숙자 2015. 4. 1. 00:11

 

 

     도플갱어

 

      강서완

 

 

  달빛 아래

  잠든 손

 

  산맥을 접고 호수를 타고 온 바람이 만돌린을 스친다

 

  동백꽃이 툭툭 떨어진다 기염을 토하던 초록색도 엎어졌다 한밤엔 늑

대가 왔다 절벽 끝에서 하늘도 목을 늘였다 허공이 끈적거린다

 

  바람의 근간이 휘발된다

  목이 긴 물병 속으로 달빛이 휘어진다

  기립할 수 없는 아침

 

  물의 무늬가 깊어졌다

  근육이 생긴다

 

  저 곡선을 그리려고 그는 한 생을 소진했나?

 

  누군가 눈썹 위에 다녀갔다

  손등에 젖은 기시감이 날아간다

 

  햇살이 손을 당긴다

  주변 무한대가 일어선다

                                              -전문-

 

 

 <작품론> 한 문장 : 침묵의 언어라는 말을 시인들은 곧잘 사용하지만, 침묵 또한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는 사실을 시인들은 분명히 알고 있다. ---오홍진(문학평론가, 2003년《문화일보》신춘문예 평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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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지』2015-봄호/ 애지의 초점 <이 시인을 조명한다>에서

  *  강서완/ 경기 안성 출생, 2008년『애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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