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한 마리
김종해
눈바람 날리는 서촌의 겨울하늘
허공중에 떠서 혼자 길을 가는 새를 보면
문득 스쳐 지난 그 새
하루종일 내 마음속에서 날아다닌다
나의 하늘 속으로 들어와
겨울 마포의 그물 속에 갇혀 사는 내게
날개 접는 법에서 날아오르는 법
세상 속으로 연착륙하는 법까지
가르쳐 주지만
해가 뜨고부터 해 지기까지
허공중에 떠서 혼자 길을 가는 나는
왜 스스로 날개 접는 법을 모르는 것일까
그 새가 가르쳐 준 비법
이 땅을 뜨는 이륙법은
왜 알지 못하는 것일까
* 『시현실』2014-여름호/ 신작시단
* 김종해/ 1941년 부산 출생, 1963년『자유문학』및 《경향신문》신춘문예로 등단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삽의 소리/ 고은산 (0) | 2014.08.27 |
---|---|
다리 밑 갤러리/ 김명서 (0) | 2014.08.27 |
천년 석불을 보다/ 김종해 (0) | 2014.07.10 |
회사원/ 금은돌 (0) | 2014.06.26 |
유골의 말/ 전순영 (0) | 2014.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