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새 한 마리/ 김종해

검지 정숙자 2014. 7. 10. 00:11

 

 

     새 한 마리

     

      김종해

 

 

  눈바람 날리는 서촌의 겨울하늘

  허공중에 떠서 혼자 길을 가는 새를 보면

  문득 스쳐 지난 그 새

  하루종일 내 마음속에서 날아다닌다

  나의 하늘 속으로 들어와

  겨울 마포의 그물 속에 갇혀 사는 내게

  날개 접는 법에서 날아오르는 법

  세상 속으로 연착륙하는 법까지

  가르쳐 주지만

  해가 뜨고부터 해 지기까지

  허공중에 떠서 혼자 길을 가는 나는

  왜 스스로 날개 접는 법을 모르는 것일까

  그 새가 가르쳐 준 비법

  이 땅을 뜨는 이륙법은

  왜 알지 못하는 것일까

 

 

   * 『시현실』2014-여름호/ 신작시단

   * 김종해/ 1941년 부산 출생, 1963년『자유문학』및 《경향신문》신춘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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