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천년 석불을 보다/ 김종해

검지 정숙자 2014. 7. 10. 00:05

 

 

   천년 석불을 보다

 

    김종해

 

 

  괴로워하지 마라

  그대 이 생에서 몸 하나 가졌기 때문에

  슬프고 기쁜 일 또한 그대 몫이다

  그대 몸 하나를 버리고 이곳을 떠나면

  슬프고 기쁜 일 또한 부질없으리

  몸 하나 지니고

  이생을 스쳐간 사람들은 알고 있으리

  그대의 몸 바깥에서 해가 뜨고

  다시 해가 저문다는 것을

  스스로 사랑하고 스스로 위로하라

  짧은 날빛 그 안에서

  몸 하나 비우려고

  바람은 저렇듯 제 모습마저 지우지 않느냐!

 

 

  * 『시현실』2014-여름호/ 신작시단

  *  김종해/ 1941년 부산 출생, 1963년『자유문학』및 《경향신문》신춘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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