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석불을 보다
김종해
괴로워하지 마라
그대 이 생에서 몸 하나 가졌기 때문에
슬프고 기쁜 일 또한 그대 몫이다
그대 몸 하나를 버리고 이곳을 떠나면
슬프고 기쁜 일 또한 부질없으리
몸 하나 지니고
이생을 스쳐간 사람들은 알고 있으리
그대의 몸 바깥에서 해가 뜨고
다시 해가 저문다는 것을
스스로 사랑하고 스스로 위로하라
짧은 날빛 그 안에서
몸 하나 비우려고
바람은 저렇듯 제 모습마저 지우지 않느냐!
* 『시현실』2014-여름호/ 신작시단
* 김종해/ 1941년 부산 출생, 1963년『자유문학』및 《경향신문》신춘문예로 등단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리 밑 갤러리/ 김명서 (0) | 2014.08.27 |
---|---|
새 한 마리/ 김종해 (0) | 2014.07.10 |
회사원/ 금은돌 (0) | 2014.06.26 |
유골의 말/ 전순영 (0) | 2014.06.07 |
겨울사랑/ 강서완 (0) | 2014.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