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피에트로 인 빈콜리에서
이영신
죽을 때까지 미혼으로 살던 미켈란젤로가
한밤중이면
유난히 쓸쓸한 눅눅한 밤이면
어이, 우리 술 한잔 할 텐가?
흔들어서 자리 함께 하고 싶었던 사람
끌과 정으로 돌 안에 있던 한 사람을 꺼내어 놓고는
벗으로 삼고 싶었다고 한다
발가락이 나오는 샌들을 신은 그 한 사람은
근육질의 몸매에 그리 녹록하지는
않았을 것인데
얼굴을 비스듬이 돌리고 있었으니
늘 귀를 열어놓고 있었으니
마주서면 다 받아줄듯
무슨 예기도 다 삭혀줄 듯이
느닷없이 끼어든 나의 푸념까지도
다독거리며 들어줄 듯이
* 시집『천장지구』에서/ 2014.3.25 <문학아카데미> 펴냄
* 이영신/ 충남 금산 출생, 1991년『현대시』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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