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성 피에트로 인 빈콜리에서/ 이영신

검지 정숙자 2014. 4. 24. 02:21

 

 

     성 피에트로 인 빈콜리에서

 

      이영신

 

 

  죽을 때까지 미혼으로 살던 미켈란젤로가

  한밤중이면

  유난히 쓸쓸한 눅눅한 밤이면

  어이, 우리 술 한잔 할 텐가?

  흔들어서 자리 함께 하고 싶었던 사람

  끌과 정으로 돌 안에 있던 한 사람을 꺼내어 놓고는

  벗으로 삼고 싶었다고 한다 

 

  발가락이 나오는 샌들을 신은 그 한 사람은

  근육질의 몸매에 그리 녹록하지는

  않았을 것인데

 

  얼굴을 비스듬이 돌리고 있었으니

  늘 귀를 열어놓고 있었으니

  마주서면 다 받아줄듯

  무슨 예기도 다 삭혀줄 듯이

 

  느닷없이 끼어든 나의 푸념까지도

  다독거리며 들어줄 듯이

 

 

  * 시집『천장지구』에서/ 2014.3.25  <문학아카데미> 펴냄

  * 이영신/ 충남 금산 출생, 1991년『현대시』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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