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민들레를 따라가볼까/ 허충순

검지 정숙자 2014. 3. 18. 14:14

 

 

    민들레를 따라가볼까

 

     허충순

 

 

  더 다가오지 않는 바다를 바라본다

  태종대 곁 모퉁이 풀밭

 

  불분명한 수평선이 마음에 그려져 있다

 

  신발을 벗고 민들레 갓털을 따라가볼까

  바다를 넘어간 당신의 손을 잡기 위해

  어쩌지 못하는 시간을 배웅하기 위해

 

  더 이상 세상은 가깝지가 않구나

  엄마가 보이지 않아 울고 있던 소녀가

  바닷가를 떠난다

 

  이런 날, 이런 날

  평생 누군가를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민들레 꽃씨를 날리고 날리며

  바다를 본다

 

 

   * 시집『화문(花文)』에서/ 2014.3.5 <발견> 펴냄

   * 허충순/ 1945 부산 동래 출생, 2005년『문학예술』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