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프로젝트 - 4
정숙자
제트기류// 아파할 수 없다. 아프다고 말할 수 없다. 날쌘 파도에 휩쓸렸
기에 아프다고 말하면 듣는 이도 아플 것이기에. 껄껄거릴 수밖에 없다. 혼
자 아플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조차 아프다고 말해선 안 된다. 자기 자신에
게 아프다고 말하면 자기 자신이 쓰러질 것이기에. 말 대신 말 안하는 말을
견딘다. 폐허에 가까울수록 감중련한다. 깔깔거릴 돌멩이를 줍는다. LTE폰
이 울리든 외계인을 만나든 꽃밭에 눈 온다, 바쁘다, 잠잘 겨를도 없다. 칼칼
칼 모레도 글피도 계속 꽃밭에 눈 온다 바쁘다고……힘차게……“잘 늙고 있
어요” 서로 캘캘캘!
살지 않아도 살아지는 때가 있었다
이제는 이제-는 살아야만 살아진다
* 계간 <시에> 2014-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