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음
권정일
누구나 즈음이 있고 그 즈음에서
서성거리는 자발적 고립이 있고
우리는 외로움을 가졌잖아
가지 마
아무도 그립지 않은 것은 사치야
고운 음색으로 리듬 있게 흩날리며
반성 없이 꽃 피울 수 없어
느리게 자라 황홀하게 벌레 먹고 싶은
황금비를 쏟아내는 히말라야시다였잖니
수천 개의 황금종을 타종하며
내 심장의 즈음을 맴돌고 있는
노래를
어떻게 불러야 할까
허락 없이 짧게 나눈 이별처럼
허락 없이 길게 남은 키스처럼
아직 체온 같은 인상착의
누가 자꾸 눈물방울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
쪼개진 눈물 같다
시다림과 간절함과 쓸쓸함이 헤어지는 시간
* 시집『양들의 저녁이 왔다』에서/ 2013.11.25 <작가세계> 펴냄
* 권정일/ 1999년 『국제신문』신춘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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