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짜는 연금술
이인철
스웨터를 풀어 달을 짠다 어머니 생전에 입은
그녀가 빠져나간 둥굴 하나가 허물어지며
하늘에 달이 짜이고 있다
뜨개질을 하는 손이 달 쪽으로 들리는 걸 보면
그녀는 달의 동굴을 원했는지 모른다
밤마다 달은 커지고 그녀가 두고 간 휘발되는 동굴은 허물어져간다
어머니 가지 못한 길을 풀어 달을 짜고 있다
짜 놓은 하현달 위에 그녀는 누워 그물침대로 흔들리고 있다
촘촘한 통증을 열고 나간
미처 못 가져간 연한 등뼈들이 있다
뭉텅뭉텅 빠져나가는 어머니
달이 완성되었다
어머니가 보고 싶을 때마다
마루 끝에 묶어둔 실을 당겨 밤새
달을 날린다
* 『유심』2014-1월호
* 이인철/ 2003년『심상』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