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지성인/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12. 9. 01:28

 

 

    지성인

 

    정숙자

 

 

   찾으려 했다

   항상

 

   만났다

   썩 멀지 않은 곳에서

 

   그는,

 

   가슴 없어도 새들을 품죠. 목소리 없어도 노래 굴리고

눈 없어도 이슬 맺힌답니다. 날개 없지만 구름까지 솟구치

고요. 잎사귀의 귀로도 다 들을 뿐더러 번개가 때려도 비

관/원망/반격하는 법 없다 합니다.

 

   뿐일까요?

 

    (#)

 

   그는 “무더운 여름날 한 시간에 약 400리터의 물을 뿜

어”낸답니다(스티븐 헤로드 뷰너 저 박윤정 역,『식물의 잃

어버린 언어』오영주 감수, 나무심는사람, 2005, P.207).

 

  그 그늘 기억하시죠? 과묵하고요. 변함없고요. 아무튼 그

는 전무후무 신사랍니다.

 

   화분, 1

   창 밖 후박나무

 

   소급

 

   논밭에 돋아난 풀꽃

   숲과 산맥들

   -『시와사람』2013-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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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에서/ 2017.6.26. <(주)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뿌리 깊은 달』『열매보다 강한 잎』등, 산문집『행복음자리표』『밝은음자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