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도주가(公無渡酒歌)
정숙자
임이여, 술에 빠지지 마오
임이여, 늦게 다니지 마오
임은 그예 술에 빠지셨네
임은 그예 늦게 다니셨네
요 령 : 땡그랑 땡그랑 땡그랑 땡그랑
앞소리 : 저 봉 너머 떴던 구름 종적조차 볼 수 없네
뒷소리 : 나무아미타불*
임을 묻은 이튿날이 여옥(麗玉)의 환갑날이었다네
그 아침에 여옥은 첫 상식을 올렸다네
참 야릇한 폭풍이 아닐 수 없네
환갑 선물이 무덤이었다니!
그 아침밥 홀로 깨물며 이긴 눈물은 뭣이었을까?
자갈이었을까? 쇠붙이였을까? 선지피였을까? 숯이었을까?
덜컥 그렇게 문득 하얗게
이렇게 저렇게
고려 적 여옥은 다시
*『韓國輓歌集』김제군편 p.642/편저자 奇老乙/1990 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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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가 / 2013-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