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당한 시민들
정숙자
새로움을 찾아 떠나는 1인
∴ 죽을 때까지 싱싱한 2인
알아주는 이 없어도 행복한 3인
천만년 낡은 옷 입어도 행복한 4인
고독이 덧나고 덧나 딱지가 굳어도 행복한 광인
한밤에도 나팔꽃 덩굴 하늘로~ 하늘로~
밀어 올리며
가장 먼 사유……의 골짜기에 파묻힌 철인
∴ 유람선 몰라도 행복한 야인
아슬아슬 추억이라도 앞쪽에 세우는 8인
세상이야 어디로 돌든
중심과 균형 지키며
허공에 걸린 이슬 진주로 여기는 9인
시(詩)의 노비일망정 제왕이 부럽지 아니한 10인
이 땅의 무거운 삶을 바람에 새기는 수인
∴ 그들 모두 행복한 1인
*『문학과 창작』2013-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