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이향아
강물이여,
눈 먼 나를 데리고 어디로 좀 가자
서늘한 젊음, 고즈넉한 운율 위에 날 띄우고
머리칼에 와서 우짖는 햇살
가늘고 긴 눈물과 근심의 향기
데리고 함께 가자
달아나는 시간의 살침에 맞아
쇠잔한 육신의 몇 십 분의 얼마
감추어 꾸려둔 잔잔한 기운으로
피어나리
강물이여 흐르자
천지에 흩어진 내 목숨 걷어
그 중 화창한 물굽이 한 곡조로
살아남으리
진실로 가자
들녘이고 바다고
눈 먼 나를 데리고 어디로 좀 가자
* 이향아 시선집 『아지랑이가 있는 집』에서/ 2010. 7. 30 <시월> 펴냄
* 이향아/ 충남 서천 출생, 1963년『현대문학』에 시 추천 3회(서정주) 완료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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