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폐가
서영택
1
보름달은
시린 발을 눈 속에 푹, 푸욱 담근 채 오들오들 떨면서
해안 경계선 위에서 보초를 서고 있다.
한파를 못 견딘 늙은 별들은 이미
저체온으로 동사하였고
어린 별들은 몸을 녹이려 손가락을 호호 불며
주인 없는 폐가로 찾아들었다
구안와사에 걸린 마루
삐걱거리며
구멍 뚫린 천정을 올려다보고 있다.
2
차가운 구들
버려진 양말 한 켤레가 따뜻하다.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풀풀거리고
여독이 풀리지 않은 바람이
문지방을 넘나든다
어디쯤일까.
녹슨 경첩이 힘겨운 듯
무거운 문짝을 내려놓았다
몸믈 녹이려고 바람이 따라 들어오고
깨진 술잔에서 별이 잠들어 있다.
그런데, 너는 왜
아직도 오지 않는 거니?
* 시집『현동 381번지』에서/ 2013.4.20 <한국문연> 펴냄
* 서영택/ 경남 창원 출생, 2011년『시산맥』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