群山
채상우
군산이 슬프다
군산은 슬퍼지려 한다
지금 군산은 11시 2분
군산엔 슬픈 철길이 있다
철길을 따라 적산가옥들이
무너져 가는 중이다
아무도 묻지 않는다 군산은
왜 슬픈가 언제부터 슬퍼졌는가
천천히 술을 마신다
슬픔이란 그런 것이다
당신은 언제부터 슬펐는가 왜 슬퍼졌는가
군산행 열차를 타고 가는 당신은
아직 모른다
지금은 11시 38분
당신은 아직 군산에 도착하지 않았지만
군산은 슬프다
군산과 함께 이미 슬프다
당신은 이미 군산이다
당신에겐 슬픈 철길이 놓여 있고 무너져 가는 중이다
*시집 『리튬』에서/ 2013.5.31/ (주)천년의시작 펴냄
*채상우/ 경북 영주 출생, 2003년 계간『시작』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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