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테이블
이원
물에 빠진 그림자를 건지려 했어요
당신은 줄줄 새고 있어요
그물만 남은 손으로 입술을 가리다니
빈 새장을 놓치지 않았다니
그림자가 생겨났기 때문이에요
발은 땅에 너무 오랫동안 매달렸어요
죽은 사람들 썩고 있어요 몸에서 작은 점처럼
잘 지내?
단풍 든 나무가 보이기도 하니?
허공을 혼자 딛고 있는 것
두렵기도 한 거야?
필사적으로
오른 팔을 머리 위에 얹었어요
그렇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어요
죽은 사람과 정신을 나눠 쓰며
방으로 다시 돌아오는 길
허공이 깊어져요
허공을 다니는 것들에서
땅속 냄새가 나요
창마다 불이 켜지는데
누구도 혼자라는 것이 이상해
그런 생각을 오가다
손발이 멈췄어요
* 시집『불가능한 종이의 역사』에서/ 2012.10.15 <(주)문학과지성사> 펴냄
* 이원/ 경기 화성 출생, 1992년『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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