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해변의 복서 2/ 이원

검지 정숙자 2013. 6. 26. 14:19

 

 

     해변의 복서 2

 

      이원

 

 

  복서. 친다. 퍽퍽 소리를 내며

  이빨 사이로

  피가 터져 나오며

  얼굴이 돌아가며 방향이 확 꺾이며

  눈두덩과 볼이 부어오르며

  복서. 맞는다. 퍽퍽 소리를 내며

  꽃봉오리들이 터진다

  꽃 속에 든 피와 살점이 툭툭 떨어진다

  복서. 맞는다. 친다

  복서. 턱이 돌아간다. 모서리마다

  함성 소리가 크다.

  바다는 동쪽이야. 꽃은 받아 적는 중

  비뚤비뚤

 

  다물어지지 않는 입

 

  맞아 터진 얼굴

  팬티 한 장

  터지는 플래시

 

  이곳에 있는 나를 이해할 수가 없다

 

  * 시집『불가능한 종이의 역사』에서/ 2012.10.15 <(주)문학과지성사> 펴냄

  * 이원/ 경기 화성 출생, 1992년『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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