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이상호
난생 처음 아버지를 안았다 이순에 가까운 아들이 여든의 아버지가 운전하는 오토바이 뒤에 타고 가면서 아버지는 말씀이 없었지만 아들처럼 못내 어색하여 몸이 조금 굳었던지 잠시 기우뚱하다가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이순이 다 되도록 아버지의 그늘에서 아버지가 운전하는 생의 행로에서 벗어나려고만 했던 아들의 굳은 몸도 조금 풀렸다 말씀은 없었지만 조심스런 아버지와 신나는 아버지가 겹쳐지면서 오토바이에 조금 더 속도가 붙자 아들의 팔에도 힘이 조금 더 들어갔다 농부 아버지가 친구들에게 교수 아들을 자랑하러 당신의 놀이터인 게이트볼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여름 햇살 아래 한껏 자라 오른 길가의 풀잎들이 더 유연하게 흔들리는 것 같았다
* 시집『휘발성』에서/ 2011.12.15 <도서출판 예맥> 발행
* 이상호/ 경북 상주 출생, 2982년『심상』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