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물푸레섬/ 정영희

검지 정숙자 2013. 4. 17. 16:03

 

 

    물푸레섬

 

     정영희

 

 

  바닷길이 열리자

  한 섬의 그늘인 내가

  또 다른 섬

  그늘을 향해 걸어갔네

 

  섬으로 스미는 그늘이 어둠이라면

  또 한 섬의 그늘은 꽃이네

  파도는 섬 바위에 꽃을 피웠네

 

  바위에 찢긴 물결의 아픔이

  또 다른 아픔

  바위결을 품고

  천년 몸꽃을 피웠네

 

  상처가 꽃이라는 말 건네기도 전에

  밀물은 너와 나

  섬과 섬 사이를

  오랫동안 잊지 못하고

  이내 되돌아오네

 

 

  * 시집 『바다로 가는 유모차』에서/ 2012.9.3 <도서출판 고요아침>펴냄

  * 정영희/ 2007년『열린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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