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서경온
밤의 지평선이 아득하기 때문에
삶이 너무나도 막막하기 때문에
바라다보이는 불빛이 있다
어둠속에서도 줄곧
엎드린 등허리를 대어주던
고마운 길은
차가운 밤의 사막
네바다에서 끝나고
헤드라이트를 끄자 떠오르는 도시
웬도버의 찬란한 빛바다는
오랜 질주 끝에 마침내 도달한
막다른 꿈의 고요한 불꽃놀이
한 자락을 펼쳐보였다
그리고 나는 빌었다
오던 길의 가운데
다리가 짓이겨진 토끼 한 마리
살아 있기를!
아니, 고통 없이 죽어 있기를!
* 시집『흰 꽃도 푸르다』에서/ 2012.11.7 <시안> 발행
* 서경온/ 충북 제천 출생, 1980년『현대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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