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인포럼 제4집 『바다의 메일』/ 평설 3부>
바다가 전하는 안부(부분)
이송희/ 시인
'바다'를 소재로 한 군산시인포럼의 시에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과거의 바다는 초록 생명이 움트는 곳이었고 뭇 생명에 대한 사랑으로 출렁이는 곳이었으며, 유년의 푸른 기운이 살아있는 곳이었다. 지금은 그 바다가 기후 재난은 물론 핵 처리 오염수를 비롯한 각종 쓰레기들로 참혹한 공간이 되어가고 있지만, 시집 속 시들은 한결같이 바다를 품고 수평선 너머의 시간을 꿈꾼다. 이러한 과정에서 누군가는 바다의 병든 모습을 안타까워하고 또 누군가는 우리가 다녀왔을 발자국을 따라가 보기도 한다. 이 모두는 지금 우리가 잃어버린 상생과 치유의 가치를 발견하고 삶을 살아내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 '바다'라는 공간이 인류의 생명과 직결되는 삶의 근원으로서의 상징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군산시인포럼의 행보는 가히 의미와 가치가 있다.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는 이들의 힘의 원천은 근본적으로 삶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대상을 품는 데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개성적인 화법과 비유로 '바다'를 품는 시들을 읽으며 바다의 시간을 성찰해 본다. 바다에 푸른 발자국을 새기며 밀려왔다 사라지는 파도의 문장을 읽어가는 군산시인포럼의 빛나는 미래를 떠올려 본다. (p.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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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시인포럼 제4집 『바다의 메일』 <평설 3부 > 에서/ 2024. 6. 5. <미네르바> 펴냄
* 이송희/ 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수많은 당신들 앞에 또 다른 당신이 되어』외 4권, 평론집『거울과 응시』외 3권, 연구서『현대시와 인지시학』, 그 외 저서『눈물로 읽는 사서함』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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