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바다
김충래
소리치며 파도는 달린다
닿았다 사라지는 거품 같은 내일
너를 붙잡기 위해 저 멀리에서
멍든 몸을 넘고 넘어 처절히 사무친다
고비마다 부서지고 깨지면서
다가서면 돌아보지 않고 늘 그만큼의 거리로 도망치는
끝나지 않는 전쟁
술래 같은 널 잡으려 달려들면
모래 속으로 모레로 가고
글피로 사라진다
가까이 있지만 결코 오지 않는 너
어제를 부정하며 오늘도 미친 듯 뛰지만
끝은 늘 허무에 찬 미지수
오기로 약속했지만
오지 않을 두터운 내일이라 해도
포기는 없다 파멸될지언정*
잃어버리는 게 아니라
놓아 주는 것이고
지나가는 것이며
잊어버리기 위함이라고
애써 넘실대며 내일을 향해
오늘도 쉼 없이 짠 눈물에
쓸 말을 찾아 흐느낀다
-전문(p. 52)
*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 차용한 말
---------------
* 군산시인포럼 제4집『바다의 메일』<회원테마시 >에서/ 2024. 6. 5.<미네르바>펴냄
* 김충래/ 2022년『미네르바』로 등단
'사화집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평선/ 문화인 (0) | 2024.07.24 |
---|---|
바다 4_간월도/ 나채형 (0) | 2024.07.23 |
길을 찾아가는 바다/ 김차영 (0) | 2024.07.21 |
무녀도 갈매기/ 이서란 (0) | 2024.07.19 |
바다의 착시(錯視)/ 윤명규 (0) | 2024.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