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부고/ 원탁희

검지 정숙자 2024. 7. 19. 02:20

 

    부고

 

    원탁희

 

 

  어젯밤 잠을 설쳤다

  상여 나가는 꿈속

  상두의 구성진 노랫가락에 빠져

  어허 어허이 이제 가면 언제 오나

  그런데 친구가 상여 위에서 앉아 손을 흔들면서 웃고 있었다

  왜 네가 거기 앉아 있으며 어디 가느냐고 묻고 싶은데

  말이 나오지 않고 으으으 하다가 잠이 깨었다

  이른 아침 날아온 문자

  어젯밤 그 친구의 부고였다

  어 참 허 참

  어허 허 참

  찬물을 한 잔 들이켜고서야 정신을 차린다.

     -전문(p.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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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현실』 2023-여름(92)호 <신작시> 에서  

* 원탁희/ 1996『시와시인』으로 등단, 시집『세상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