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원탁희
어젯밤 잠을 설쳤다
상여 나가는 꿈속
상두의 구성진 노랫가락에 빠져
어허 어허이 이제 가면 언제 오나
그런데 친구가 상여 위에서 앉아 손을 흔들면서 웃고 있었다
왜 네가 거기 앉아 있으며 어디 가느냐고 묻고 싶은데
말이 나오지 않고 으으으 하다가 잠이 깨었다
이른 아침 날아온 문자
어젯밤 그 친구의 부고였다
어 참 허 참
어허 허 참
찬물을 한 잔 들이켜고서야 정신을 차린다.
-전문(p.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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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현실』 2023-여름(92)호 <신작시> 에서
* 원탁희/ 1996년『시와시인』으로 등단, 시집『세상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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