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론의 강
이미산
슬픔을 짊어진 자 그 강을 건널 수 없다는데
나는 마냥 울었네 강가의 당신께 닿도록
내 울음의 팔 할은 당신의 살아생전
불우에 저항하듯 차곡차곡 출산과
망각을 안고 기도하는 오두막, 그렇게 불려나간
불운들
해가 뜨면
생의 근육이 키워내는 결심
내일을 위해 틀어막은 오늘의 숨구멍
누를수록 번성하는 불운의 가계
변방으로 밀려난
어느 소수민족은 공작날개 수놓은 옷을 입고 숭배하는 조롱박 달랑거리며
지칠 때까지 축제를 벌인다는데
잊으려할수록 선명해지는
기억의 속성처럼
산자의 몫이 되는 망자의 여정
그 오롯한 배 삯은 동전 한 닢
몸을 벗은 당신은 평안하고
내 슬픔 모르는 듯 평화롭고
우리 사이 남겨진 저 반짝이는 물빛
조롱의 문장들
동전 한 닢의 빵 조각들
-전문(p. 15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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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터 동인 제7집 『시 터』 2022. 11. 10. <현대시학사> 펴냄
* 이미산/ 2006년『현대시』로 등단, 시집『궁금했던 모든 당신』『저기, 분홍』『아홉 시 뉴스가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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