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내 마음의 돌/ 김참

검지 정숙자 2024. 4. 24. 02:31

 

    내 마음의 돌

 

    김참

 

 

  토요일 아침, 강변 돌밭에서 돌 하나 들고 보다가 내려놓는다. 다시 하나 들었다가 내려놓는다. 강변엔 돌이 많다. 하얀 선 들어간 돌을 들었다가 내려놓고 구멍 숭숭 뚫린 돌도 들었다 내려놓는다. 흰 물새 한 마리 고요히 떠 있는 푸른 강과 돌 찾는 내가 돌아다니는 뜨거운 강변 돌밭. 서로 다른 세계 같다. 강변엔 돌이 많지만 내가 찾는 돌은 보이지 않는다. 9월의 태양은 여전히 뜨거워서 돌밭도 아직 뜨겁다.

 

  삼을 한 바퀴 돌았는데 돌밭이 보이지 않는다. 섬을 빠져나오는데 절벽 아래 보이는 돌밭. 물놀이하는 아이들과 낚시꾼 두엇 보이지만 내려 가는 길은 보이지 않는다. 잡목을 헤치며 비탈을 따라 조심조심 내려가니 마침내 나타나는 넓은 돌밭. 크고 작은 돌들을 살피며 천천히 걸어본다. 해변엔 둥글둥글한 돌이 많다. 내가 찾은 돌은 보이지 않지만, 둥근 돌들을 쓸고 가는 파도 소리가 참 좋은 일요일 아침 돌밭.

    -전문(p. 54) 

 

   시작노트> 전문: 햇살 받은 해변의 돌들은 환하게 빛난다. 보석 같다. 파도에 쓸리며 모서리가 닳은 둥글둥글한 돌들을 보며 나의 시도 둥근 돌과 닮아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p.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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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시』 2023-10월(406)호 <신작특집> 에서

  * 김참/ 1995년 『문학사상』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