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가

김관식_영산강 명소의 시비(詩碑)에 대한 제언(발췌)/ 「동다송」中: 초의선사

검지 정숙자 2024. 4. 22. 16:36

 

    「동다송東茶頌

 

    초의선사(1786-1866, 80세)

 

 

  古來聖賢俱愛多(고래성현구애다)

  예로부터 성현들은 차를 좋아했으니

  茶如君子性無邪(다여군자성무사)

  차는 성품이 군자와 같아 삿됨이 없기 때문이다

  人間艸茶差嘗盡(인간초다차상진)

  부처님이 세상의 풀잎차를 다 맛보고 나서

  遠人雪嶺採露芽(원인설령채노아)

  멀리 히말라야(=설령)에 들어가 이슬 맺힌 어린 찻잎을 따다가

  法製從他受題品(법제종타수제품) 

  이를 법제하여 차를 만들어

  玉壜盛裏十樣錦(옥담성리십양금) 

  온갖 비단으로 감싸서 옥항아리에 담았다

     -「동다송」 부분-

 

 

  ▶영산강 시비詩碑에 대한 제언(발췌)_ 김관식/ 문학평론가 · 시인  

  초의선사(본명, 장의순)는 전남 무안 출신이며, 조선 후기의 승려로 한국의 다례를 소개할 때 손꼽히는 인물 중의 한 분으로 1828년 지리산 칠불암에 머물면서 지은 다서茶書인 다신전과 동다송을 저술하였고, 차에 관한 시를 남겼다. 

   (···略···)  

  영산강 명소는 영산강 문화를 대표하는 인물의 시가 시비로 건립되어야 한다. 국민의 혈세로 이런 무모한 시비를 돌에 새겨 우리 고장 영산강 명소를 찾은 이들이 이 조잡한 시 읽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조롱거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영산강변은 예부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들을 많이 배출한 곳이다. 명소를 찾는 분들이 옛 선비들의 풍류문화를 함께 공유하고 그분들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다면 좋지 않겠는가? (p. 시 261 (···略···)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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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시학』 2024-봄(48)호 <영산강 시비(詩碑에 대한 제언> 에서

   * 김관식/ 전남 나주 출생, 1976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 & 1998년 『자유문학』 시 부문 당선, 동시집『토끼 발자국』『햇살로 크는 바다』『가을 이름표』외, 시집『가루의 힘』외, 시선집『갈 숲 서리꽃』외, 문학창작 이론서『현대시 창작법과 실제』『서정시 이렇게 하면 쓸 수 있다』외, 문학평론집 여러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