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시>
서산대사 해탈시
生也一片浮雲起/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死也一片浮雲滅/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사라지는 것이다
浮雲自體本無實/ 흘러가는 구름은 원래 실체가 없으니
生死去來亦如然/ 생사의 오고 감도 역시 그와 같도다
▣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위 작품은 서산대사 휴정의 해탈시解脫詩라 한다. 그러나 정작 밝혀진 원전이 없어 세인들은 그렇게 알고 인용할 뿐이다. 민중에게 삶과 죽음을 설명하기는 뜬구름 같은 허상을 찾는 일 같아서 불가적 선문답이 오히려 가장 적절한 답일 수도 있다. 세상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길게 남겼지만 그중 이 구절이 가장 회자되는 이유는 철학적 사유로 생사의 문제를 초월하게 하는 여유를 주기 때문이다.
오늘날 정치 상황이나 빈부의 문제 등 어렵게 얽혀 있는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교훈과 같은 문구가 많은 장문의 시를 꼭 찾아 일독했으면 좋겠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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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온문학』 2023-봄(35)호 <권두시>에서//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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