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병동의 저녁
정지윤
똑,
똑,
링거 방울
떨어진다
날카로운 소리들이
나를 찌른다
침대 밖으로
모르핀 같은 구름이
창을 가득 채운다
어디를 다녀왔는지
맨발로 달려가는 햇살의 끝
몸을 뒤틀 때 묻어나는
아, 통증 없는 잠
매일 싸우다
흐릿해지는 나는
거울 뒤 다 보이는
버편의 환한 저녁을 왜곡한다
사라지는 것들에 전염된
얼굴아, 울지 마라
빠져나가는 머리카락 한 올
-전문(p. 188-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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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시학』 2024-봄(48)호 <미래시학 시단>에서
* 정지윤/ 2015년 《경상일보》신춘문예 시 부문 & 2016년 《동아일보》신춘문예 시조 부문, 2014년 《창비 어린이》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당선, 시집『나는 뉴스보다 더 편파적이다』, 시조집『참치캔의 의족』『투명한 바리케이드』, 동시집『어쩌면 정말 새일지도 몰라요』『전달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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