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 살의 강물
전순영
'콩코르드' 광장 나무도 풀도 뛰어나와 박수치고
은하의 별들도 반짝 반짝 웃음을 보태주었다
서른아홉 살 손끝에서 쓸려나가는
임산부처럼 배가 부른 그들을 싹싹 쓸어버리는
그 눈빛에
두 손 번쩍 들고 꼬꾸라지는 카리스마는
국경을 넘는 바람이 배달하고 있다
깨진 밥그릇을 수리하고
휘어진 척추를 수리하고
햇볕과 에어컨을 불러와 땀과 냉기가 핏줄을 타고
함께 돌아가라고
등을 다독이며 가지런히 추켜들고
찰랑찰랑 차오른 무논에다 다시 심고 있다
뽕나무밭을 움켜쥐고 훌훌 털어낼 때
매달린 벌레들이
두 손을 비비는데
시들었던 뽕나무밭이 새파랗게 살아나고 있다
뽀얗게 흙먼지 뒤집어쓰고
길바닥에 뒹굴던 돌들이
바퀴 굴리며 달려 나오는데
지금 지옥에 떨어져 바위를 산 위로 밀어 올리는
그들의 날개는
언제쯤 솟아날까
-전문(p. 174-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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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시학』 2024-봄(48)호 <미래시학 시단>에서
* 전순영/ 199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시간을 갉아먹는 누에』『숨』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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