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돌멩이 외 1편/ 문효치

검지 정숙자 2024. 2. 21. 01:03

 

    돌멩이 외 1편

 

     문효치

 

 

  저 내던져진 돌멩이에

  별빛이 들어와 살고 있다

 

  돌에 박혀 웃고 있다

 

  돌이 구르는 대로 함께 구른다

  돌이 발길에 차이면

  함께 차여 여울에 빠진다

 

  그 아름 오죽하랴

  상처에서 금빛이 난다

 

  우주를 떠나온 별빛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저 돌멩이 속에 들어왔다

 

  돌멩이 싱글벙글 또 구른다

    -전문(p.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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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이, 막걸리

 

 

  바람개비가 돌이간다

 

  술병이 돌아간다

  술이 돌아간다

 

  바람개비가 돌 때

  한 사내가 돌아간다

 

  술은 돌아 돌아

  어디로 흘러가는가

 

  계곡물이 흘러간다

  술이 흘러간다

 

  한 사내가 흘러간다

  세상의 심층

  내장의 어느 계류

 

  바람개비가 돌아갈 때

  아, 나도 어지럽게

  새 세상 만나러

  돌아 돌아 간다

    -전문(p.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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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헤이, 막걸리』에서/ 2023. 12. 15. <미네르바> 펴냄 

 * 문효치/ 1943년 전북 군산 출생, 1966년⟪한국일보⟫ &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계백의 칼』『어이할까』『바위 가라사대』 등 15권, 시조집『너도바람꽃』, 선집 및 전집『백제시집』등 6권,

  * 정지용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김삿갓문학상, 석정시문학상, 대한민국예술문화대상 등 수상. 

  *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역임, 현) 계간 『미네르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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