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벽 외 1편
정여운
새로 이사 온 옆집의 소음이 잦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벽 타고 넘어오는 악음樂音
살 만큼 살았는데 아프면 죽으면 되지
사내의 큰소리가 자꾸만 꽂힌다
벽이 흐느낀다
저마다 한 번씩 못을 박듯
불똥 튀는 콘크리트못이면서
서서히 꼼짝달싹 못 하게 죄는 나사못이면서
삐딱한 채로 기어이 박혀오는 대못이면서
누군가 대못을 치고 있다
못이 누군가를 치받고 있다
전생에
어미 가슴은 벽이었나보다
-전문(p.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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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살려 주 주세요
아 아버지 그 소 손에 든 소주병
유 유리 재 재떨이 더 던지지 마세요
아, 피 피 피 사 사람 살려 주 주세요
바 밖에 누 누구 없어요?
아 아주머니 옆집에 후 훈이 인데요
저 벼 병원에 좀 데려다 주 주세요
머 머리에서 피 피가 자꾸 흐 흘러요
태 택시 아저씨 저기 고 고잔역 앞에
고 고대 병원에 좀 데 데려다 주세요
아 아주머니 우리 아버지 하 한테는
벼 병원 아 알려주지 마 마세요
서 선생님 아 아버지가 저를 주 죽이려고 해요
수 술만 먹으면 칼도 던지고
네 그 그렇게 청소년 쉬 쉼터에 가서 살게요
어 엄마, 바 밤마다 시커먼 옷 이 입은 아버지가
나 나를 자 잡으러 책상 밑으로 오 오는 꿈을 꾸어요
아 아버지 그 소 손에 든
-전문(p. 8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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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시집 『문에도 멍이 든다』에서/ 초판 1쇄 2021. 10. 1./ 초판 2쇄 2023. 1. 17. <현대시학사> 펴냄
* 정여운/ 경북 대구 출생, 2013년『한국수필』로 수필 부문 & 2020년『서정시학』으로 시 부문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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