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에서 멀리 있을수록 진실에서 멀어진다
송진
그들의 말은 알아듣기 힘들었다
웅웅거리는 소리가 잠들지 못하는 뇌 속을 개미처럼 파고들었다
꾸준한 일꾼이지
그럼 그럼
끄덕임만이 신경 세포를 자극하였다
부려 먹기 좋은 노새야
저런 녀석 한 마리만 더 있었으면
그런 뜻이었을까
인간의 말 속에는 진실의 말과 거짓의 말이 있다
그러나 그 두 가지 모두 진실에 이르는 말이다
그러니 입을 다물자
알아듣기도 힘든 말들이니
입을 다물고 진실을 찾아가자
태양 속에도 달 속에도 어디에도 없는 것
지쳐 스스로 땅을 팔 때
순간 섬광처럼 빛나는 것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대추나무에 열린 대추 한 알을 바라보며
웃는다
어 어 이 사람 왜 이래 환자가
어서 침대에 눕게
그들은 그를 소독향기 가득한 침대에 눕히고
그가 잠든 줄 알고
은은한 보이차를 마시며
또 그렇게 얘기하겠지
꾸준한 일꾼이야
그럼 그럼
-전문(p. 146-147)// 『다층』 2015-여름(66)호 수록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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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층』 2023-겨울(100)호 <다층, 지령 100호 특집 시-100> 에서
* 송진/ 1999년『다층』으로 등단, 시집『럭키와 베토벤이 사라진 권총의 바닷가』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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