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김애숙
종로에서, 을지로에서, 퇴계로에서, 강남대로에서, 한강대로를
건너는 버스 안에서 무수히
파주, 남양주, 분당에서
강릉, 해운대 바닷가에서
광주 금남로, 대구 동성로에서
물 건너 제주에서
그리고 용산과
여의도에서
보았다
'우리 송혜희 좀 찾아주세요'
수십 년째
거리 거리를 헤매는,
안타깝게 외면하는
저 현수막
오늘은
우리 아파트 앞에서
가을비에 젖고 있다
-전문(p. 13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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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행문학』 2023-겨울(5)호 <해외신작특집> 에서
* 김애숙/ 2001년 『문학예술』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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