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을 하고 싶었어
여한솔
식물원이나 숲엔 유령이 많을 것이다.
유령을 유리병에 모아 흔들면 예쁜 소리가 난다.
종소리나 모닥불을 만지는 것처럼
유령 하나가 버섯 사이에 누워 낮잠 자는 것을 보았다.
나는 그것의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하지만 유령을 볼 줄 아는 자가 아무도 없다.
그것 참 슬프군.
정수리 위로 참나무 그림자가 녹는다.
주말 아침이
너무 차가웠다
-전문(p.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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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행문학』 2023-겨울(5)호 <신작 초대> 에서
* 여한솔/ 2021년⟪매일신문⟫ 신춘문예로 시 부문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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