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꽃
박소원
마음이 먹먹할 때마다
돌들의 무늬를 더듬어 보던
내 손끝에서
들숨일까 날숨일까
파르르 어떤 숨소리가 떨려 옵니다
무늬에 따라서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꽃에 물을 주듯이
내 책장 위에 놓인 돌에게도
물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그때 문득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엉뚱한 생각을 한다고
스스로 도리질을 치곤 했지만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들에게 물을 주기 시작하면서
돌이 피우는 꽃을
나는 황홀히 보곤 합니다
먹빛의 몸이 더 먹빛이 되어
베란다 한 귀퉁이에서
이윽고 숨 터지는 저 꽃들
오늘 다시 환하게 만개합니다
당신 안에 살고 있는 돌 한 그루가
기어이 만개하는, 그날이 봄날입니다
*시집 『취호공원에서 쓴 엽서』에서/ 2013.1.10 <북인>펴냄
*박소원/ 전남 화순 출생, 2004년『 문학·선>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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