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단단한 꽃/ 박소원

검지 정숙자 2013. 3. 10. 00:23

 

 

     단단한 꽃

 

       박소원

 

 

  마음이 먹먹할 때마다

  돌들의 무늬를 더듬어 보던

  내 손끝에서

  들숨일까 날숨일까

  파르르 어떤 숨소리가 떨려 옵니다

  무늬에 따라서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꽃에 물을 주듯이

  내 책장 위에 놓인 돌에게도

  물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그때 문득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엉뚱한 생각을 한다고

  스스로 도리질을 치곤 했지만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들에게 물을 주기 시작하면서

  돌이 피우는 꽃을

  나는 황홀히 보곤 합니다

  먹빛의 몸이 더 먹빛이 되어

  베란다 한 귀퉁이에서

  이윽고 숨 터지는 저 꽃들

  오늘 다시 환하게 만개합니다

  당신 안에 살고 있는 돌 한 그루가

  기어이 만개하는, 그날이 봄날입니다

 

  *시집 『취호공원에서 쓴 엽서』에서/ 2013.1.10 <북인>펴냄

  *박소원/ 전남 화순 출생, 2004년『 문학·선>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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