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산 저수지
박경림
숭용차 한 대가 저수지 속으로 미친 듯이 달려들었어요
놀란 물길이흩어지고 흙탕물이 일어났어요
자동차는 꼬리를 고래 등처럼 보이며
물속으로 점점 들어갔어요
한 사람인지 두 사람인지
푸우 푸우
물이 몇 번 숨소리 흘리더니
고요해졌어요
경찰들이 달려오고
죽은 남자와 살아남은 여자를 건져냈어요
그런데 왜 각기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냐고 구경꾼들이
수군거렸어요
이튿날 남자의 부인이라는 여인이 찾아와 따지듯 물었어요
차 안에 동반자는 없었느냐고
정-말
혼자였느냐고
번개 같이 지나가서 볼 수가 있어야제
내동댕이쳐진 평상 앞에서
소금쟁이가 뱅글뱅글 제자리를 돌리고 있었어요
* 시집 『푸카키 호수』에서/ 2012.12.15 <도서출판 지혜> 펴냄
*박경림/ 경기도 장호원 출생, 1995년『한국시』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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