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기산 저수지/ 박경림

검지 정숙자 2013. 3. 10. 00:11

 

 

      기산 저수지

 

        박경림

 

 

  숭용차 한 대가 저수지 속으로 미친 듯이 달려들었어요

  놀란 물길이흩어지고 흙탕물이 일어났어요

 

  자동차는 꼬리를 고래 등처럼 보이며

  물속으로 점점 들어갔어요

  한 사람인지 두 사람인지

  푸우 푸우

  물이 몇 번 숨소리 흘리더니

  고요해졌어요

 

  경찰들이 달려오고

  죽은 남자와 살아남은 여자를 건져냈어요

  그런데 왜 각기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냐고 구경꾼들이

수군거렸어요

 

  이튿날 남자의 부인이라는 여인이 찾아와 따지듯 물었어요

  차 안에 동반자는 없었느냐고

  정-말

  혼자였느냐고

                                                                                 

  번개 같이 지나가서 볼 수가 있어야제

 

  내동댕이쳐진 평상 앞에서

  소금쟁이가 뱅글뱅글 제자리를 돌리고 있었어요

 

 

  * 시집 『푸카키 호수』에서/ 2012.12.15 <도서출판 지혜> 펴냄

  *박경림/ 경기도 장호원 출생, 1995년『한국시』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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