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뿌리 깊은 달/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3. 8. 03:02

 

 

       뿌리 깊은 달

 

       정숙자

 

 

  소용돌이 휘말려 대가리 박살났을지라도

  산산조각 다시 뭉쳐

  강물의 호수의 바다의 심장이 되는

 

  늦가을 어스름이면 쩌렁쩌렁

  더욱더 불타오르는

  그물로 작살로도 건질 수 없는

  눈으로만이 만질 수 있는

  오로지, 오직 한 마리

 

  모남 메마름 게으름 서두름 없이

  물결 한 점 헤집음 없이

  산 넘어 또 산 넘어 서방정토까지 혼자이지만

 

  접었다 폈다 마침내 둥글어지는 독야청청 저 물고기!

 

  실개울에도 흐르고 있어

  우리들 가슴에도 뿌려져 있어

  내 인생 견문록 참회록에도 새겨져 있어

 

  천천히 찬찬히 구름과 바람 사이를

  온밤을 꿋꿋이 돌보고 있어

   -『애지』2009-가을호

   - 원제 : 뜨거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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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뿌리 깊은 달』에서/ 2013. 2. 28. <(주)천년의시작>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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