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43
정숙자
당신은 애인들을 위하여 많은 태양을 갖고 계십니다. 마치 개울물과 호수를 위하여 수ᄆᆞᆭ은 달을 풀고 계신 것처럼. 저는 그 애인들과 태양을 질투에 들이지 아니합니다. 분배된 만큼의 빛만으로도 꽃 총총 열 수 있음을 어느 아침 매화가 귀띔해 주었습니다. (1990. 9. 20.)
멀리 보이는 산
그랬습니다
어린 시절의 저에겐
카프ᄏᆞ와 칸트와 니체 같은 이름들의 봉우리 위로 피어오르고 지나가는 구름은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문/학은 대지를 빛내며 유유히 사유하는 강물과도 같았습니다. 저는 가끔 그 언덕을 따라 걸었지만, 끝ᄁᆞ지 가지는 못하고 바람에 옷깃을 맡기며 감동과 경외감만을 띄워 보낼 뿐이었습니다.
차츰 나이 들면서 그들의 의지는 그들이 뿜어낸 피요, 뼈라는 게 조금씩 느껴졌습니다.
거기 제 운명을 비추어보면 위로와 감사와 겸허가 어우러져 내일이 슬프지 않았습니다.
-전문(p.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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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행문학』 2023-겨울(5)호 <신작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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