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김경성_이 계절의 시/ 가을이 오면 : 이태극

검지 정숙자 2023. 11. 15. 02:20

<권두시>

 

    가을이 오면

 

     이태극(1913~2003, 90세)

 

 

  풀섶 나무 잎이 노을로 불 붙으면

  드높은 창궁은 투명 속의 청자 거울

  빠알간 능금알들이 가슴 가슴 안기네

 

  이렇게 가을이 오면 마음은 돛을 달고

  그 옛날 뒷들의 능금 밭에 닫는다

  못 잊을 하나의 영산을 되찾아나 보련 듯

      -전문-

 

  이태극(1913~2003, 90세)/ 강원 화천 출생. 1936년 와세다대학 전문부 졸업.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50년 동덕여자초급대학 강사. 1952년 서울대학교 강사를 거쳐 이와여대에서 문학박사, 1959년 이화여대 교수 역임. 1950~1953년까지 전쟁사를 엮은 '뇌우탄막' 등 300여 편의 작품을 내놓아 피난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줬으며, 1955년 ⟪한국일보⟫에 「산딸기」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 제1시집 『꽃과 여인』(1970)제2시집 『노고지리』(1976), 시조집으로는 『소리 · 소리 · 소리』(1982), 『날빛은 여기에』(1990), 『자하산사 이후』(1995). 1960년 시조전문지 『시조문학時調文學』 창간. 국엄국문학회 대표이사,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이사, 한국시조작가협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 『시조개론』(1958), 『시조연구논총』(1965), 『시조의 사적 연구』(1974), 『고전문학연구논고』(1973), 『덜고 더한 시조개론』(1992) 등이 있다. 1977년 노산문학상, 1983년 외솔상, 1985년 중앙 시조 대상, 1986년 육당 시조문학상, 1990년 대한민국예술대상 수상 및 1994년 대한만국 문화훈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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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네르바』2023-가을(91)호 <이 계절의 시_김경성> 에서

  * 김경성/ 전북 고창 출생, 2011년『미네르바』로 등단, 시집『와온』『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