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법주사의 밤/ 전기철

검지 정숙자 2013. 3. 7. 01:07

 

 

    법주사의 밤

 

      전기철

 

 

  친구의 젯날

  아직 앳된 부인을 따라간

  겨울 산사

 

  고양이가 운다.

  아기 울음소리를 내며

  운다. 한밤 내

 

  한 고양이를 따라

  또 한 고양이가 운다.

  울음이 한밤을 적신다.

 

  가로등 불빛에 밤이 뒤척인다.

  고양이가 울리는 밤

  밤이 끝도 없이 울음을 토한다.

 

  밤이 밤으로 울고

  밤이 밤을 만나서 울고

  밤이 밤 속에서 운다.

 

  밤이 고양이를 울린다.

  고양이 울음 속으로

  젖어드는 밤

 

  고양이가 울리는 밤

  깊어지는 울음

  지상의 모든 잠들이 흔들리는

 

  법주사

  겨울 한밤

 

 

 * 시집 『누이의 방』에서/ 2013.2.15  <(주)실천문학>펴냄

 * 전기철/ 전남 장흥 출생, 1989년『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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