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광아, 걸레야
김인육
걸레 스님
중광아, 네가 틀렸다
인생,
'괜히 왔다 간다'고,
결국 가야 할 길, 온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넌 생의 마지막 인사를 그렇게 했다만
미안하지만,
중광아, 네가 틀렸다
올 때는 수건이었다가
갈 때는 걸레인 인생에 대해
너는 못마땅했겠지만
그 걸레에 대해, 걸레가 된 생에 대해, 나는 경의를 표하나니
저기, 시장 한 구석 서릿발 그득 엉겨 붙은 저 할머니
늦가을
금세, 툭, 떨어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목숨을 매달고
푸성귀 몇 무더기로 소신공양하는 생(生)을 보아라
어미아비 다 버리고 간 어린것 지키기 위해
온종일,
시장 바닥에 껌처럼 붙어 있는
저 위대한 걸레를 보아라,
반가부처를 보아라,
*시집 『잘 가라, 여우』에서/ 2012. 11.20 <문학세계사> 펴냄
*김인육/ 울산 산하 출생, 2000년『시와생명』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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