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꼬리뿔말*
서안나
뿔은,
살을 찢고 나온
첫 번째 분노
표범이 누우 떼를 뒤쫓고 있다
허기의 방향으로
흩어지는 누우 떼
새끼 누우가
목덜미를 물리는 순간
초원은 한 덩어리 살점으로 쓰러진다
새끼 누우의 뿔은
표범의 눈을 향하고 있다
이것은 건기의 분노
풀은,
풀을 찢고 나온
두 번째 분노
초원이 움켜쥐었던
새파란 뿔의 기억
풀이 짐승 떼를 뒤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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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꼬리뿔말: ‘누우’의 또 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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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립스틱 발달사』에서/ 2013.1.23 <(주)천년의시작> 펴냄
*서안나/ 제주 출생, 1990년『문학과 비평』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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